'제주의 왕좌' 높은오름의 경이로운 풍경

높은오름은 제주 오름의 원형을 가장 완벽하게 보존하고 있는 곳 중 하나로, 인근의 다랑쉬오름과 함께 화산 지형학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30여 년 전만 해도 오름 전체가 풀밭으로 뒤덮여 있었다고 하나, 현재는 정상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변모했다. 이러한 식생 변화는 제주의 자연 환경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토록 뛰어난 자연 경관과 학술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높은오름은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외면받는 장소다. 우선 '높은'이라는 이름 자체가 등산에 부담을 느끼는 여행객들에게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주변에 상대적으로 낮고 접근성이 좋은 오름들이 많아, 굳이 고생하며 이곳을 찾을 이유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에도 불편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서도 약 1.4km의 외진 길을 걸어야만 오름의 입구에 도달할 수 있다.
더불어 오름 입구에 자리한 구좌읍공설묘지의 으슥한 분위기 역시 여행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로 높은오름은 제주의 숨은 보석과도 같은 존재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런 접근성의 한계와 인지도의 부족은 역설적으로 높은오름의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보존하는 데 일조했다고도 볼 수 있다.
실제로 높은오름에 오르면, 그동안의 수고로움이 무색할 만큼 장쾌한 풍광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제주 동부 지역의 오름들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로서, 서쪽의 노꼬메오름이나 남쪽의 군산 정도만이 이에 필적할 만한 조망을 제공한다. 특히 높은 지점에서 제주 동부의 수많은 오름들을 굽어보는 경험은 다른 어떤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정상에 도달하면 둘레가 무려 500m에 달하는 우묵한 원형 굼부리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 굼부리는 다랑쉬오름이나 산굼부리처럼 아찔한 깊이로 위압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늑한 풀밭 같은 느낌을 자아내 방문객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한다. 세 개의 밋밋한 봉우리에 둘러싸인 이 굼부리는 능선을 따라 걸으며 내려다보면 마치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듯 그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는 마치 전통 한옥의 대청마루에서 앞마당을 내려다보는 듯한 친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정상부 능선에서는 사방으로 시원스러운 조망이 펼쳐진다. 바로 앞에 위치한 동검은이오름과 문석이오름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며, 제주 동부에서 가장 당당한 자태를 자랑하는 다랑쉬오름과 송당리의 다양한 오름들을 조망하기에 최적의 위치다. 맑은 날에는 동쪽 끝 멀리 깍두기 모양의 성산일출봉과 우도, 서쪽으로는 웅장한 한라산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어 그야말로 제주 동부의 대표적인 전망대라 할 수 있다.
높은오름의 탐방로는 비교적 단순하고 명확하다. 구좌읍공설묘지 사이로 난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시작되는 여정은, 묘지를 지나면서 나무 계단길로 이어진다. 중간쯤에는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평지가 나오는데, 이곳에도 몇 기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어 제주 특유의 장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이 평지를 지나 정상부 능선까지는 다소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지지만, 트인 시야로 펼쳐지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하다 보면 어느새 정상부에 도달하게 된다.

능선에 올라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정상에 더욱 가까워진다. 흥미롭게도 감시초소 바로 뒤에는 한 기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어 방문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낸다. 이토록 높은 곳까지 올라와 고인을 안장했다는 사실이 놀랍지만, 이보다 더 좋은 명당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높은오름 정상이 품은 장엄한 제주 풍광을 온전히 차지하고 있는 이 무덤의 주인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몇 해 전 이 무덤은 파묘되어 현재는 빈 봉분만 남아있는 상태다. 한때 둥글게 두른 돌담으로 소박하고 정겨웠던 무덤은 이제 파헤쳐진 채 방치되어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이러한 광경은 제주도의 독특한 장례 풍습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현행법상 파묘 후에는 봉분과 석물을 땅에 묻고 평탄 작업을 해야 하지만, 제주에서는 파 놓은 묘를 덮지 않는 풍습이 있다. 이는 주변의 잡귀들이 따라오지 말고 그곳에 머물러 있도록 하는 민간 신앙적 조치라고 전해진다.
화구벽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제주 동쪽의 거의 모든 오름들이 시야를 가득 채우는 장관을 만날 수 있다. 각각의 오름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걷는 재미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특히 화구벽의 높이가 낮아지는 동북쪽에서는 얕고 우묵한 초지대를 이룬 굼부리 안으로 직접 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굼부리 내부는 계절에 따라 다양한 야생화들이 만발해 마치 천상의 화원을 방불케 하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높은오름은 특히 '피뿌리풀'의 서식지로 유명했다. 고려 말 몽골에서 유입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식물은 더덕과 비슷한 굵은 뿌리가 핏빛처럼 붉어 이런 독특한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수십 개의 작은 꽃이 모여 하나의 꽃송이를 이루는 모습이 신비롭고 아름다워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무분별한 채취로 인해 현재는 멸종위기 야생식물로 지정되어 쉽게 볼 수 없게 되었다.
높은오름은 그 이름처럼 높고 당당하지만, 동시에 아늑하고 포근한 매력을 지닌 제주의 숨은 보석이다. 접근성의 한계와 인지도의 부족으로 많은 여행객들에게 외면받고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이곳의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보존하는 데 기여했다고도 볼 수 있다. 제주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다면, 높은오름의 정상에서 제주 동부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특별한 경험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공복혈당" 300넘는 심각 당뇨환자 '이것' 먹자마자..바로
- 31살에 29억 벌고 먼저 은퇴해, 비법없고 규칙만 지켰다!
- 빚더미에 삶을 포가히려던 50대 남성, 이것으로 인생역전
- 서울 전매제한 없는 부동산 나왔다!
- 역류성식도염 증상있다면, 무조건 "이것"의심하세요. 간단치료법 나왔다!
- 월수익 3000만원 가능하다!? 고수입 올리는 이 "자격증"에 몰리는 이유 알고보니…
- 인삼10배, 마늘300배 '이것'먹자마자 "그곳" 땅땅해져..헉!
- 집에서 5분만 "이것"해라! 피부개선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
- 한달만에 "37억" 터졌다?! 매수율 1위..."이종목" 당장사라!
- [화제] 천하장사 이만기의 관절튼튼 "호관원" 100%당첨 혜택 난리나!!
- "부동산 대란" 서울 신축 아파트가 "3억?"
- “빚 없애라” 신용등급 상관없이 정부서 1억지원!
- 이만기의 관절튼튼 "호관원" 100%당첨 혜택 난리나!!
- “서울 천호” 집값 국내에서 제일 비싸질것..이유는?